너 자신을 '제대로' 알라
너 자신을 '제대로' 알라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1.10.26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소크라테스가 남긴 가장 유명한 명언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균형점을 잘 찾지 못한다. 지나친 과대평가를 하며 자만에 빠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나친 과소평가로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도 있다. 남부럽지 않은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도 좁은 우물에 갇혀 살기도 하고,능력은 없으면서 환경 탓만 하며 살기도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땐 인색한 사람이 대개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아주 후한 점수를 준다. 그들은 타인의 사소한 단점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이것저것 지적해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취업을 앞둔 학생일 경우 이런 성향이 그대로 부각된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이것저것 재고 따지며 ‘월급이 적다’는 둥, ‘근무 조건이 너무 안 좋다’는 등 불평하는 졸업생이 부지기수다.

우리가 정작 냉정하게 평가해야 할 상대는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스스로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내가 알던 중국 유학생 L군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서 원대한 이상을 실현하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자신이 생각했던 바와 너무나 달랐다.그토록 원해서 찾아온 중국이었건만, 현실이 예상에서 빗나가자 그의 불평은 점점 더 늘어갔다. ‘중국인들이 받는 월급이 내 차 한 달 기름값에 불과하다’며 그는 ‘낙후하고 후진적인 중국’에대한 불평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중국은 19세기와 21세기가 공존하는 나라다. 낙후되고 후진적인 과거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시대를 리드하는 미래의 모습도 병존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한결같이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으로만 중국을 판단하고,편견과 고정관념 속에서 도무지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었다. 필자가 소개해준 회사에서 몇 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둔 그는 그렇게 주변의 모든 환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허물만 들춰내려다 결국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 귀국해버렸다.

또 다른 제자가 생각난다. 그는 훤칠한 키에 눈에 띄게 잘생긴 외모를 가졌음에도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회의적이었다. 영어와 중국어 실력도 제법 뛰어났는데 거기에 대한 자부심도 없는 듯 늘 주눅이 들어 있었다. 그는 성공한 사람을 보면 ‘난 저렇게 못 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실패한 사람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될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불안감을 안고 생활했다. 이처럼 행동은 하지 않고 고민만 하는 사람에게 어떤 성장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그의 끝없는 방황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어떤 면에서 취업은 연애와도 비슷하다. 사람들은 은연중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연애 상대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대체로 그런 연애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법이다. 취업도 마찬가지다. 구직자가 기업의 비전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의 입장이나 자신이 누릴 조건만 내세운다면 취업은 당연히 물 건너간다. 연애하고 싶은 이성 혹은 신입 사원을 모집하는 구인자의 입장에서 그대 자신을 한번 바라보라. 어떤 단점이 보이는가?

스스로에 대한 비현실적인 과대평가나 자기 망상은 진로를 선택할 때나 구직을 할 때 가장 큰 장애가 된다. 베풀 것도 없으면서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만 많은 애인을 누가 계속 만나겠는가. 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부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회사에 입사하든 ‘어떤 대우를 받을지’보다 ‘어떤 매력을 어필할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라.그것은 더욱 냉정하고 객관적인 눈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연습에서 시작된다. 진정한 성장은 제삼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 가능한 순간부터 이루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