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반도에는 21세기의 담론이 필요하다 (下)
21세기 한반도에는 21세기의 담론이 필요하다 (下)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0.12.22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쌈박질 공화국’을 벗어나서

여러분들은 우리 역사속의 왕조들이 왜 붕괴되어 갔는지 알고 있는가?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고조선은 신하들이 왕을 죽이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왕자가 고조선의 도읍지였던 왕검성을 사수하려는 충신 성기成己장군을 살해하여 중국의 한나라로 넘어 갔다. 강성했던 고구려도 지배층 내분과 권력투쟁으로 나당연합군이라는 외세의 공격을 자초하며 멸망했다.

발해는 또 어떠했나? 한반도  북부만주·연해주, 즉 고구려땅에 위치한 강대했던 발해 또한 거란족 침략으로 며칠만에 항복했다. 이에 대한 거란족의 역사서에 의하면, “발해의 국내가 서로 뜻이 맞지않아 싸우는 틈을 타서 공격하여 채 싸우지도 않고 이겼다” 는것이다. 신라와 고려 그리고 조선 또한 지배층의 권력투쟁과 부정부패가 썩을대로 썩어 내우외환을 초래하며 멸망한것 또한 크게 다를바 없지 않았던가.

이처럼 우리 역사를 보면 역대왕조들이 사라져간 주요 원인중 하나에는 어김없이 위정자들, 즉 정치인들의 무사안일과 무능력 그리고 부정부패와 권력투쟁이 자리하고 있다. 그들이 초래한 국난의 위기는 일반백성들이 목숨을 걸고 나서서 수습하기를 반복했다. 이처럼 암울했던 역사의 모습은 오늘날의 정치권과 무관하지 않다. 

외적의 침입등으로 조국의 안녕이 위급할때 구국을 위해 자발적으로 들고 일어나 항쟁하던 민초들에의한 민병대. 역사적으로 수많은 침략을 받아온 우리 한반도에는 외침이 있을 때마다 조국의 부흥을 위해 결연히 들고 일어선, 고구려와 백제의 유민遺民들에 의한 의병항거에서 부터 근현대사 초입의 항일의병투쟁까지 실로 다양한 의병운동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 당시의 정치권, 위정자들은 과연 어떠했는가? 고려의 무신정권기에 몽고의 간섭에 항거하며 촉발된 삼별초의난 당시, 국왕과 그 주위의 위정자들은 이들을 도와 항거하기는 커녕, 오히려 조국의 예속화를 감수하면서도 기득권 보호에 급급하며 오히려 몽고의 군사적 원조를 받아 이들을 토벌하며 나서지 않았던가. 외침 소식에 자신들 먼저 살겠다며 피난길에 나섰던 임진왜란 당시의 선조와 권세가들.

그런데, 국난의 대혼란 속에 무책임하고 비겁했던 위정자들이 과연 이들에게만 예외적으로 국한되었던 일이었던가? 과연 무엇 때문에 유관순 열사가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며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가야 했는가. 국난은 위정자들이 초래했고 그 뒷수습은 성실히 살아가던 민초들이 목숨 걸고 나서서 감당했다. 민중들이 위기를 수습하면 호통 하듯이 ‘천한 것들이 어디서 감히!’ 하며 또 다시 전면에 나서는 뻔뻔한 그들. 

나에게는 한반도 역사상,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의 시기가 가장 위태로운 시기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고려시대 때나 조선시대 때는 그래도 분단되지는 않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번히 침략당하고 식민 지배당하지 않았던가? 하물며 현재의 우리는 분단 상태에 놓여 있다. 남북이 힘을 합쳐도 주변의 대국들에 대처하기 쉽지 않거늘, 분단된 상태에서 남한은 또 아직도 철지난 이념을 토대로 강경 대립하고 있지 않은가? 설상가상으로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그 안에서 또 분파로 나뉜 채 치고받고 있지 않는가.

미국과 중국 등은 워낙 커서 분열이 이상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 안 된다! 한반도 주변 4강과 비교할때, 가장 작은 우리가 내부적으로도 이리저리 찢기면 이는 곧 무엇을 의미 하겠는가? 이 모습을 과연 주변 4강은 어떻게 바라볼까? 이는 곧 저들에게 ‘우리는 과거보다 더 침략당할 준비가 잘 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밀고 들어오라’는 신호가 되는 것은 아닐까.

훗날, 우리 후손들은 대한민국 시기를 ‘대한민국은 쌈박질 공화국이었다’, ‘대한민국은 분열 공화국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좀비 정치인들로 인해 망했다!’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그 주역으로 좀비 정치인들의 그 자랑스런 이름들을 기록할지도 모른다. 을사오적 이상으로 말이다. 

이들이 유발하는 문제는 우리 국익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당장 북한이라는 지하자원의 보고와 양질의 노동력 시장 등은 우리 경제의 큰 활로가 될 터이다. 하지만 좀비 정치인들로 인해 남북 협력 등이 발목 잡히면 북한이라는 과실은 다른 나라들이 모두 챙겨갈 수 있다.

뼛 속부터 ‘장사꾼’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이미 북한에 대한 전반적인 손익계산을 마친 상태에서 대북 우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면 미국의 군수산업은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기타 더 많은 분야의 산업들에서 훨씬 더 큰 이익을 취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더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중국 또한 일대일로 구상 속에 북한과의 경제협력도 포함하고 있고 이를 위해 부단히 북한과의 물밑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좀비 정치인들로 인해 북한과의 전방위적 협력이 사사건건 방해받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위기 국면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시 의병처럼 되어 분연히 일어나기 전에, 좀비 정치인들은 역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제자리로 돌아가기는커녕, 정작 자신이 좀비 정치인인 줄도 모르고, 설상가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러니 이를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인가? 그렇다고 우리 민족이 계속해서 ‘서서히 더워지는 냄비 속의 개구리’와 같이 될 수는 없다. 대한민국은, 우리 한민족은 앞으로도 대대손손 번성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혼자 아무리 고민한들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오늘도 이렇게 마음 조이며 새벽 해를 맞이하고 말았다. 역사가 왜 반복되냐고? 반복되게 하니까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오늘날 대한민국의 좀비 정치인들이 반복시키려 하고 있는 것처럼. 

아아, 대한민국大韓民國이 형편없는 정치로 인해 ‘대한민궁大韓民窮’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 현실이여. 밖에서는 이런 위기가 정말 여실히 보이는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