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가 한국을 부러워하는 이유 (下)
지금, 세계가 한국을 부러워하는 이유 (下)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0.11.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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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이러한 중국시장에서, 우리는 어떤분야를 어떻게 공략해 나가면 좋을까? 이와 관련된 정보는 우리사회에 이미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여기에서는 한중간의 기업컨설팅 및 지원등을 직접 해오는 과정에서 몸소 느낀 몇가지 사항을 간단히 요약하고자 한다. 

먼저 중국은, 누가 뭐래도 우리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아직은 말이다. 미일양국은 중국과 헤게모니 쟁탈전이라는 ‘근본적 대립’ 양상인 반면, 우리는 특정 사안이 불거질때 일정기간 경색되곤 하는 ‘부차적 대립’ 양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실용적 측면에서 자신들이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만큼은 어떤 식으로든지 비교적 쉽게 손을 내민다.

실제로 중국의 사드 제재 조치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도, 우리 소비재 일부 품목들은 대중 수출이 오히려 증가 했다. 심지어 200퍼센트까지 증가한 품목도 있다. 중국정부는 표면적으로는 으르렁거리지만, 우리를 그렇게까지 뿌리치지는 못한 것이다. 또한 그들은 자국에서 대체 기술이나 대체재를 찾지 못하는 한, 미일양국 기업에 대한 기술의존 심화를 우려해서라도 우리기업을 더 찾을 것이다.

이를 고려할때, 우리가 중국기업들이 따라오지 못할 기술을 유지한다면, 중국시장에서의 지속성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핵심관건은 다름 아닌, 우리기술의 ‘비교우위’에 있음을 잊지 말자. 

다음으로 중국정부가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환경분야를 비롯하여 중국에서 짝퉁이나 불량품 등이 자주 불거져 나오는 식품 및 위생분야들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 환경과 식품분야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매우 좋지 않은, 중국정부에게 분노를 느끼는 매우 민감한 분야들이다.

게다가 현재의 중국기업의 기술로는 해결이 난망하여 중국정부는 그만큼 더 곤욕스러울 수 밖에 없는 분야들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중국정부는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해결만 해다오!’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도 중국정부가 바라는 ‘면모’를 지닌 우리기업들이 적지 않다. 

세번째로, 중국이 진행중인 구조조정 분야도 적극 고려하자. 현재 중국은 사활을건 경제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호는 침몰로 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유리한’ 기회 또한 그다지 오래가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것 이기도 하다. 구조조정이 잘 이뤄지면 굳이 외국기업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기업들은, 중국기업들의 구조조정 국면도 수수방관하듯 할게 아니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중국 기업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도 타국의 선진적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분야 역시 우리가 전반적으로 중국보다 앞서 있다. 그러므로 우리 기업들은, 구조조정 중인 중국 기업들과도 적극 협력하자. 그리고 그 대가로써 지분 등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자. 이들 중국 기업이 잘 나갈수록 우리의 이익도 그만큼 커지도록 다양한 형식으로 지분을 최대한 늘려나가는 것이다. 

네 번째로, 현실을 직시하자. 그리고 더 스마트해지자. 이는 중국으로 진출한 대부분의 우리 기업들이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 매우 안타까운 사안 중 하나이다.

우리 기업들의 경우, 중국 진출에 있어 ‘100 퍼센트 외자外資기업’의 형태를 선호한다. 중국 파트너와의 사이에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중국내에 설립할 기업을 단독 외자법인으로 함으로써 속편하게 경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국시장의 ‘속성’을 비롯하여 현지 유통망이나 상관습에 대해 얼마나 잘안다고 혼자 헤쳐나가려 하는지 우려되는 것이다.

그보다는, 중국기업과의 합작등에 대해 오히려 더 적극 고려하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의 뛰어난 기술과 중국기업의 현지 생산시설이나 자본 및 현지 유통망 등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에게 부족한것을 대부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중국기업의 ‘기술탈취’ 등의 우려가 제기 된다. 이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단 우리기술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중국측에게 쉽사리 ‘뺏길’ 우려가 있다면, 아예 처음부터 기술을 양도한다는 마음을 가지는게 좋다. 물론 표면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합작기업 설립협상을 할때, 기술이전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도록 힘쓰자. 이때, 협상카드로 합작 지분율을 사용한다.

즉 기술 이전료를 최대한 확보하고 지분율을 양보하는 형태로 협상한다. 오히려 지분율을 중국 측에 더 많이 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무척 신명나게 일한다. 자기들의 수익이 훨씬 더 많으므로 비즈니스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각종 리스크 들을 알아서 처리하는 등, 더 적극 일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수익이라는 파이가 커질수록 우리에게도 좋다.

가령 우리가 지분 40퍼센트를 갖는 회사가 수익 100원을 내서 40원을 갖는 것과, 지분은 20퍼센트지만 500원의 수익을 내서 100원을 갖는것 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이리되면, 일단 우리는 기술이전료로 이미 어느정도의 수익을 확보했고 또 이후의 비즈니스에도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니 실로 나쁘지 않은 구도가 아닐수 없는 것이다.

중국어 속담 중에, ‘사람이 복 안에 있어도 복을 모른다(人在福中不知福, 런 짜이 푸쫑뿌쯔푸)’라는 게 있다. 사람이 복에 겨워도 그걸 알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 시장과 관련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중국으로 향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은 우리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복을 잘 모르고 있다. 사실, 이러한 사정은 일본 시장에 대해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는, 일본과 교역하고 있는 우리나라 한 중소기업 이사의 “일본은 우선 시차가 없고 지리적으로도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 등에서 진출할 때 물리적 부담이 훨씬 덜한 곳”이라는 언급으로도 잘 알 수 있다.

그는 “시차와 물리적 거리가 꽤 되는 시장을 개발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미국 법인을 운영 중에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직접 느끼고 있다. 파트너 회사나 법인직원의 질의와 피드백 처리에서도 본사를 거치게 되면 시차로 인해 최소 1일 이상의 지연이 발생한다. 핵심 기술과 플랫폼 개발을 본사에서 하는 만큼 이런 부분을 현지에서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은 등 항상 여러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일본 시장은 이런문제도 훨씬 적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과거의 우리는 힘없고 무기력한 약소국이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상태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는 역량 있고 패기 있는 중견강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인 상태가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국제정치적으로 우리가 외교만 보다 더 잘해나간다면, 경제 및 비즈니스적으로도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더 많은 것을 더 손쉽게 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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