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민국' 외교 프레임을 벗어나서 (上)
'소한민국' 외교 프레임을 벗어나서 (上)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0.11.0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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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현재, 세계 각국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새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움’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동북아 역시 마찬가지다. 한중일의 경제 성장으로 동북아는 미국, 유럽과 함께 세계 정치 경제의 3대축으로 부상 했다.

하지만 패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이에 도전하려는 중국, 그리고 새로이 군사강국을 지향하려는 일본으로 인해 동북아는 협력보다는 경쟁과 알력의 각축장처럼 되고 있다. 이렇게 치열한 국제정세속에서 우리외교는 과연 어떤가? 

나는 우리 외교를 생각할때 마다, ‘건장한 체격으로 성장한 청년이 과거 유치원시절에 입었던 옷을 계속 입으려 떼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자기자신이 열심히 노력하여 체격을 잘 가꾸었으면 이젠 그에 걸맞는 새옷을 입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더이상 몸에 맞지않는 과거의 옷을 고집하다 보니 우리의 국력과 국격에 적합한 외교가 펼쳐지질 못하고 있다.

아직도 과도한 자기비하속에 강대국 눈치를 보거나 주저주저하다가 다놓치고 마는 ‘뒷북치기’ 외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중견강국 대한민국에 적합한 외교가 절실하다. 

20세기는 냉전기였고 당시의 우리는 약소국에 불과했다. 그시절의 우리에게 있어 외교란, 유일 초강국이었던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거의 전부와도 같았다. 하지만 21세기 현재는 냉전도 끝났을 뿐더러 유일한 초강국의 시기도 저물어가고 있다.

우리에게는 더이상 20세기 약소국의 초라했던 ‘소한민국 외교프레임’은 적합하지 않다. 우리 모두 열심히 노력하여 중견강국으로 부상한 우리에게는 적어도 ‘중한민국 외교 프레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외적인 상황이 크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가 어떤 나라건, 아직도 특정 국가 위주의 외교를 지속한다면 그 상태로 우리의 국익을 과연 얼마나 제대로 보위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맥락에서 1995년부터 얼마전까지 일본, 미국 그리고 중국등에서 거주하는 가운데 시나브로 체득하게된 21세기 중견강국 대한민국에 걸맞는 세가지 외교프리즘 즉, ‘조류鳥類외교’, ‘돌고래외교’와‘ 홍익중용외교’를 제안한다

‘조류(鳥類) 외교’를 지향하라!

먼저 우리는 ‘조류鳥類외교’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왜 조류외교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조류외교, 즉 새를 형상화한 외교야 말로 한반도의 지정학상, 가장 바람직한 모델중 하나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왼쪽 날개, 즉 ‘좌익左翼’에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대륙세력을, 오른쪽 날개, 즉 ‘우익右翼’에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해양세력을 가진 한반도가 아닌가.

새는 양쪽 날개의 힘과 크기에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이뤄져야 비상할 수 있다. 마찬가지다. 새의 몸체에 해당하는곳에 위치한 한반도에도 이와 같은 역학논리가 적용된다. 다시 말해, 어느 한쪽날개가 기형적으로 크고 강하거나(즉 한곳에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혹은 작거나 약하면(즉 한곳을 지나치게 경시하면) 균형이 깨져 비상할 수 없다. 국익최적화를 기할수 없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20세기의 동북아 국제정세와 21세기 현재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20세기 당시는 이데올로기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남북으로 분단되며 미국의 영향을 받게된 한국으로서는 싫든 좋든,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미국위주의 외교전략을 구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외교전략의 방향을 놓고 토의할 대안조차 전무한, 오로지 오른쪽 날개(미국) 위주의 이른바 ‘남방 3각 안보협력체제’에 의존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볼때, 한미일 남방 3각 안보협력체제는, 좌우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빚어낸, 냉전상태에서나 유효했던 체제라 할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동북아정세는 어떤가? 우선, 냉전은 종식된지 오래됐다. 아울러 그동안 대립하고 적대시했던 왼쪽 날개의 한축인 중국이 급속도로 부상하여 우리의 제1의 교역대상으로 자리매김한지도 이미 오래전 일이다. 한쪽 날개에만 치중하게 했던 국제정세는 냉전종식과 더불어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이는 곧 현재의 우리는 좌와우를 골고루 아우르는 외교정책이 절실한 시기에 놓여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건에 부합하는 새로운 외교전략을 구사해 나가야 한다. 현재의 우리에게는 미국이니, 중국이니 하는 어느 한편을 들기보다는 모두를 아우르는 가운데 비상할수있는 ‘조류외교’ 전략이 필요하다.

※이어서 다음 주에는 '소한민국' 외교 프레임을 벗어나서 (下) 편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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