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유독 중국 창업에 유리한 이유
한국인이 유독 중국 창업에 유리한 이유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0.07.2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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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중국은 과거 2,000여년 동안 거의 항상 세계 GDP의 20퍼센트 이상을 차지해온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앵거스 메디슨Angus Maddison 교수는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절정에 달했던 1820년대에도 중국의 GDP는 세계 33퍼센트정도 였다고 추정했다.

1840년의 아편전쟁 이전 시기 부터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에 이르기 까지 약 150년간의 정체기가 있었고, 이시기를 중국인들은 ‘수모의 세기’라고 부른다. 이런 시기도 있었지만, 이후 중국은 다시 거침없이 성장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메가트렌드 차이나》, 《힘의 이동》이라는 저서로 잘 알려진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John Naisbitt는 “서구의 패권주의는 종식될 것이며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구실은 중국이 할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중국이라는 용과 싸우려 하지말고 중국과 함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은 하나하나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우리에겐 기회의 측면이 훨씬 많은 나라이다. 예를 들면 중국은 아직도 짝퉁 천국, 불량식품 대국의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대해 우리는 손가락질하고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다.

한번 냉정히 생각해보자. 우리가 중국에 대해 손가락질하고 비난한다고 해서 과연 중국이 바뀔까? 아니다. 중국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 비난한들 과연 우리에게 무엇이 도움이 될까? 그럴 바엔 차라리 중국의 부정적인 측면을 오히려 우리의 기회로 인식하며 다각적으로 활용해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에는 아직도 짝퉁이나 불량식품을 만들 뿐 아니라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의 속임수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중국 기업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된다. 우리 제품 또한 중국인들에게 그만큼 더 쉽게 다 가가게 된다.

특히 화장품이나 식료품, 의류제품 등과 같은 일상 소비 제품의 경우, 유교라는 중국 사회의 근원 문화를 공유하고 있고 또 바로 옆에 위치한 이웃 나라이기 때문에, 중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아 무래도 더 친근감 있게 여겨진다.

중국에서 터져나오는 중국 제품에 대한 부정적 뉴스는 곧, 우리 제품에 대해 ‘중국 시장 맑음!’ 혹은 ‘중국 시장은 여전히 한국 기업과 제품을 환영합니다!’라는 긍정적 시그널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개선되기 전에 우리는 이 기회 또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더욱 많은 우리 제품이 중국인들의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면, 중차대한 부정적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우리 제품을 쓰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중국 제품의 부정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에서 잘 나간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전반적으로는 기술 수준이 최고라 할 수 없다. 선진적 외국 기업들과의 제휴 및 협력 등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그동안 미일 양국 기업들과도 다각적인 협력관계를 지녀왔다. 하지만 미일 양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수록 중국에서는 이른바 ‘애국 소비’ 현상이 강화되어 왔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중국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는 너희 미일 양국 기업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기술 제휴를 하고 또 중국 시장 진출도 협력해왔는데 너희는 왜 우리 중국을 점점 더 심하게 괴롭히기만 하는가? 그렇다면 우리도 너희와 더 이상 협력할 수 없다’는 노선을 견지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상황 또한 중국에서 우리 기업이 더 잘 나가는 또 다른 요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한 중국 기업의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젝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중국에는 중국인들이라면 모두 알고 좋아하는 전래동화가 있다. 우리나라의 심청전이나 콩쥐팥쥐전 같은 독보적인 중국의 ‘국민’전래동화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법적 소유권을 쥔 중국 기업이 이를 가지고 최첨단 기법에 의한 TV용과 극장용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기로 했다. 일차적으로 TV용 만화영화 제작비용만 우리돈으로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거대 프로젝트였다. 그런데 중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기법은 아직 최첨단이라 할 수 없는 상황. 이에 그 기업은 미국의 디즈니 애니메이션회사와 협력하여 그들에게 제작을 맡기려 했다.

그러던 찰나에 나를 만나게된 것이다. 이에 나는 우리나라의 유명 애니메이션을 들고 나섰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제작기술 또한 전세계에서 최첨단을 달리고 있어, 결코 디즈니에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디즈니는 미국기업이 아닌가. 그 미국이 지금 중국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는가’라는 식으로 그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몇번에 걸쳐 집요하리 만큼 ‘작업’하고 또 작업했다. 그 결과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기술은, 2021년경 중국 TV를 통해 중국사람들을 온통 매료시킬것이라 확신한다. 이 글을 쓰면서도 또다시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가가 뜨거워 진다. 

이처럼, 중국기업과 중국제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우리 기업과 제품에는 오히려 좋은 기회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호기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 중국은 우리를 원한다고 시그널을 보내오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오히려 손가락질하고 비웃고 있다. 이런 내막을 알고있는 입장에서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른다. 현재 우리의 경제상황은 좋지않다. 하지만 경기가 나쁘다고 고개만 떨굴일이 아니다. 전세계가 뛰어들고 있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 우리만의 호기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공자는 ‘셋이 가면 그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三人行必有我師焉’라고 했다. 나는 이를, ‘셋이가면 셋 모두, 다섯이 가면 다섯 모두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바꿔말 한다. 정면교사의 측면이건, 반면교사의 측면이건 스스로 배우고자 한다면 모든 사람이 다 스승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닌 안타까운 모습들 또한 마찬가지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하거나 도움이되는 부분’ 등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면, 중국은 사회주의 및 중국공산당의 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획일화된 사상교육을 하고 있다. 이는 창의력 등이 중요한 현재와 같은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적잖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중국정부는 ‘한중청년 공동창업’ 등의 형식으로 중국청년들의 부족한 창의력을 우리 청년들과 더불어 보완해 나가도록 우리에게 다양한 ‘메리트’를 주며 다가오기도 한다. 우리청년들의 중국창업이 타국 청년들보다 그만큼 더 유리한 이유이기도 한 것이다. 

이처럼 중국의 획일적 사상교육으로 인해 우리는 뜻하지 않은 ‘덕’을 보고 있기도 하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우리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중국의 부정적측면 또한 우리를 위한 호기로써 다각적으로 활용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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