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중국어와 일본어, 그래도 우리에겐 가장 쉽다 (上)
'대책없는' 중국어와 일본어, 그래도 우리에겐 가장 쉽다 (上)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0.06.02 15: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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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영어가 전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라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중국어이다.

중국어란, 중국대륙에서 기원한 중국티베트어족 중국어파의 여러 방언군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홍콩, 마카오포함),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전세계의 화교공동체에서 사용하며,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유일한 국가공용어이고, 싱가포르에서는 네개의 공용어중 하나이다.

UN의 6개공 용어에도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와 함께 중국어가 속해있다. 우리는 이를 중국어라고 하지만 실제 중국어화자들은 중국어中國語라는 말을 쓰지 않고 말은 한어漢語, 글은 중문中文이라 부른다.

중국어의 창시자는 확실하지 않은것 같다. 기원전 2600년경 사관史官이었던 창힐蒼頡이라는 설도 있다. 하지만 그가 지었다 하더라도 현재 사용되고 있는 총3만~5만자에 이르는 중국어 한자중에 극히 일부분인 몇백자일 것으로 추정 된다. 나머지는 중국의 역사 흐름과 더불어 필요성이 대두될 때 마다그때 그때 덧붙여지며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어에는 우리말처럼 24자로 깔끔하고 명료하게 이루어진 한글과 같은 기본 문자가 없다. 즉 문자 하나 하나를 따로 따로 외워야 한다. 게다가 획수는 ‘謝謝’, ‘龍’처럼 얼마나 많고 또 복잡다단한지. 이를 모두 외워야 언어 사용이 가능하다. 원칙적으로는 3만~5만에 이르는 문자를 모두 다 외워야 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문자를 모두 외워 사용할 수 있을까? 우리 위대한 세종대왕께서 우리말을 만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너무 많고 너무 어려우니 처음부터 쉽고 간단하게 만드시리라 작정하고 창제한 문자가 당시 28자에 불과한 한글인 것이다. 

중국정부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50년대에 약3,500여자를 상용한자로 지정했다. 또한 횟수도 謝謝나 龍처럼, 원래의 어려운 정체자繁体字를 각각 ‘谢谢’와 ‘龙’과 같이 간단하게 줄이거나 변형시켜 현재의 간체자简体字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3,500여자의 상용한자를 외우는것도 장난은 아니다. 그래서 1,800여자의 한자를 상용한자중의 상용한자로 지정했다. 이것만 외우면서 적등을 참고할때 92퍼센트 정도는 읽을수 있다고 홍보하며 초중고등의 교육기관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중국어가 모국어인 중국인들도 한자 사용을 틀리기 일쑤이다. 그래도 어찌할 방도가 없다. 결국은 외워야 한다.

더 많이 외운만큼 언어사용폭이 넓어지며 고급스러운 언어구사가 가능하게 된다. 이것이 중국어의 비밀 아닌 비밀이다. 이정도면 대책없는 언어라 할만하지 않을까. 동의하지 못하다면 여기서 그 대책없음에 대해 조금더 들여다 보자. 

먼저 중국어의 문자 즉, 한자는 초기 학습장벽이 너무나 높다. 획수가 너무 많고 비슷 비슷한 글자가 많아 정확히 외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우기도 쉽지 않지만, 컴퓨터가 보급된 이후로는 직접 쓰기보다 대부분 컴퓨터 자판을 통해 입력하기 때문에 잊어버리기는 더 쉽게 되었다. 

다음으로, 중국어 학습에는 ‘핑잉拼音, pīnyīn’이라는 아주 고얀 존재가 도사리고 있다. 중국어 발음을 영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것이다. 가령 ‘중국中國’의 중국어 발음인 ‘쫑꾸어’를 영어 알파벳 ‘ZHONG GUO’로 표기하는 식이다.

그런데 컴퓨터 등으로 중국어 문장을 쓸 때, 이 핑잉을 정확하게 외우지 못하면 그에 해당하는 중국어 문자를 바르게 입력할 수 없다. 즉 ‘쫑꾸어(中國)’를 ‘ZHONG GUO’로 정확히 기억하지 않고 ‘ZONG GUO’나 ‘ZHONG GO’ 등과 같이 틀리게 외우고 입력하면 ‘中國’이라는 단어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먼 단어가 되는게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어에는 성조声调, 즉 소리의 높낮이라는 것이 있어 학습자들의 목까지 아프게 한다. 중국어에는 네종류 소리의 높낮이가 있다. 이 소리의 높낮이 즉, 성조에 따라 동일한 핑잉이라 해도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 예를들면 동일한 ‘ma’라는 발음도 음의높낮이에 따라mā(1성), má(2성), mǎ(3성), mà(4성)로 나뉜다. 그 성조에 따라 의미도 ‘妈(mā, 엄마)’, ‘麻(má, 참깨)’, ‘马(mǎ, 말)’, ‘骂(mà, 꾸짖다)’로 각각 달라진다. 이러한 고저가 있는 음의 언어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적지 않은 고생을 해야만 한다. 한마디로 고약한 언어라는 느낌을 지우기 쉽지 않다. 

한편, 중국에는 ‘중국어가 많다’. 뚱딴지 같은 소리지만 정말 그렇다. 먼저, 우리가 일반적으로 중국어라고 말하는 언어에는, 광활한지역 각지에 속한 고유한 언어, 즉 방언이 있다.

이들 중국어 방언은 수백수천개에 이른다고 일컬어지는데 그중에는 북경지역을 포괄하며 사용되는 방언인 보통화普通話(푸퉁화) 외에 상하이지역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방언인 오어吳語話(우화)나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 상어湘語(샹어) 등을 포함한 7대 방언이 따로 있다.

이들 방언은, 동일한 한자라 해도 그 발음이 지역별로 완전히 다른경우가 많다. 우리말로는 사투리, 방언이라 지칭하고 있지만 중국어의 지역별 발음은, 한나라의 사투리라기 보다는 외국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차이가 심하다. 또한 주류민족인 한족과 더불어 55개민족마다 각각 자신들의 고유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에는 이들 소수민족 언어, 즉 일종의 방언(사투리) 외에 또다른 방언이 있다. 중국어는 ‘설상가상의 언어’라고 불려도 이상하지않을 만큼 험난함이 줄을 잇는다.

이렇게 서로 소통하기 쉽지 않다보니, 중국정부는 다양한 소통책을 마련해 왔다. 먼저 표준어를 마련했다. 중국의 모든 학교나 교육기관에서는 이 표준어를 교육시키고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모든 공공회의나 TV 등의 언론매체 인터뷰에서도 표준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공무원들의 진급시험등에는 표준어 구사능력도 포함시키는 등 가급적 표준어를 바탕으로 전 중국이 소통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이어서 다음 주에는 일본어 특징 및 본 편의 마무리를 지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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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정 2020-06-02 19: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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