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환경 격차 해소…시장논리 보다 중요
교육 환경 격차 해소…시장논리 보다 중요
  • 한현석 통신원
  • 승인 2022.05.12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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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부터 적절한 교육 제공…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시장 논리에 좌우되기 보다 교육 환경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 출처=프리픽)
평등한 교육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시장 논리에 좌우되기 보다 교육 환경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사진 출처=프리픽)

[에듀인사이드=한현석 통신원] 타임스 교육위원회 위원장 Rachel Sylvester는 영국의 학교 교육과 학생들의 학습 성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인물이다.

최근 영국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에 Rachel Sylvester 위원장이 영국 내 학생들 간의 교육 환경의 격차를 줄이고 학습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기고한 글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도 반면교사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어 소개한다.

타임스 교육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통계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영국 학생들의 3분의 1이 사실상 GCSE를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영어와 수학에서 최소한 4등급을 달성하지 못하는데 이는 대부분의 직업과 훈련 과정에 필요한 것이다. 이 아이들은 거의 16세의 나이에 버려지고 있고 대부분은 가난한 가정 출신이다.

다소 충격적인 두 번째 수치는 16세의 사회적 혜택을 받은 학생과 받지 못한 학생 사이에 존재하는 학업성취도 격차의 40%가 아이들이 학교를 시작하기도 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5세 아동의 3분의 1이 좋은 발달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고 혜택받지 못한 학생들은 첫 학년이 끝날 때 쯤에는 4.6개월이나 뒤쳐져 있다. GCSE에 응시할 즈음에는 가난한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부유한 또래보다 18개월 이상 뒤쳐지지만 이러한 아이들 중 상당수는 기회가 없었다.

만약 보리스 존슨 총리가 수준 향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그는 더 많은 지방 시장을 만들기 보다는 다가오는 백서에서 교육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과학적 증거는 분명하다. 생후 첫 1000일 동안 그리고 심지어 자궁에서 일어나는 일은 인생의 후반부에 결과에 매우 중요하다. 발달 단계에서,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단계에서 형성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는 아이의 환경, 경험 그리고 관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재자 차우셰스쿠 통치하에서 잔인한 루마니아 고아원에서 극심한 감정적 박탈을 겪은 아기들이 다른 사람들의 뇌보다 8.6% 작은 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성인으로서, 고아들은 일반적으로 낮은 IQ와 높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불안과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는 중요하지만 국가는 문제가 많은 가정에서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노동당 부대표인 안젤라 레이너는 조울증인 어머니로부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그녀가 Sure Start 보육원에 갔을 때 비로소 아들 라이언을 안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에 대해 감동적으로 말한적이 있다. 보육원 직원과 같은 또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어른도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고 가정의 문제를 보상할 수 있다.

런던 경제대학의 이사인 샤픽 남작부인은 “기회균등을 위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정책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이며 수준을 높이는 것이 인프라의 전부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메이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에 질 높은 조기 개입 자극에 노출되었던 불우한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최대 25% 더 많은 돈을 벌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은 교육, 건강, 사회적 성과가 더 나은 결과로 초기 몇 년 동안 투자 수익률이 13%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은 조기 교육을 교육의 중요한 첫 단계라기보다는 베이비시터 서비스로 취급한다. 보육원 직원들은 종종 슈퍼마켓 직원들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는다. 장소들은 자금이 부족하고 사회적 이동성의 원동력이 되는 대신에 그 시스템은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있다. 탁아소는 종종 점심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은 감자튀김을 먹는 반면 부유한 아기들은 따뜻한 식사를 한다.

3~4세 맞벌이 부모는 가구소득이 20만 파운드까지라면 30시간의 무상보육이 가능하지만 실업부모는 15시간만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지원이 가장 필요한 아이들 중 일부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육원에 근로 가정의 추가 시간이 도입된 이후 혜택을 받은 학생과 받지 못한 학생 간의 격차가 증가하고 있다.

Rishi Sunak 재무장관은 예산과 관련된 연설에서 어린이의 삶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약 1,000개의 Sure Start 센터가 문을 닫았음에도 75개의 ‘가족 허브’에 대한 자금 지원만이 연설의 주요내용이었을 뿐이다.

미취학 교육을 우선시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경제다.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의 영국 왕립 유아재단 센터는 피할 수 있었던 높은 범죄율, 실업률, 정신 질환 때문에 영국에서 충분히 일찍 개입하지 못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160억 파운드 이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정부는 저렴한 가격에 보육을 찾는 것을 중단하고 유아교육을 삶의 토대라고 보기 시작해야 한다. 무료 보육시설은 적절한 자금 지원을 받아야 하고 추가 시간은 부모가 일을 하지 않는 아이들을 포함한 가장 취약한 아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 소외계층을 위한 무상급식이 보육원으로 확대돼야 하고 미취학 교사들도 제대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레벨업 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시작부터 인생의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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