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한숨으로 메우지 마라
청춘을 한숨으로 메우지 마라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2.01.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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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요즘 여기저기서 ‘사는 게 힘들다’는 하소연이 들려온다.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그에 따라 심리적인 위축감도 커지기 때문인 것 같다.

10대 때부터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런저런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물론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좋지만, 그 동기가 오로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일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 너무 어린 시절부터 궁핍한 환경에 의해 고생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관적인 성격이 되기 쉽다. 이건 필자가 직접 겪은 일이기에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 역시 생활고에 시달리며 막연하기만 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종종 우울해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명문대 졸업생이라고 해서 다를까? 주위를 돌아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 최고의 명문대 졸업생이 취업이 안 되어 자살했다는 뉴스까지 보도되는 것을 보면, 청년 취업난은 스펙만 잘 쌓는다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명문대에 당당히 입학했을 때 그는 얼마나 큰 희망과 꿈에 부풀었을까? 4년 뒤 자신에게 닥칠 현실은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

게다가 등록금 마련을 위해 자포자기 심정으로 아예 나쁜 길에 접어드는 친구들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힘든 현실을 못 이기고 뒤틀린 청춘들의 가슴 아픈 소식을 듣고 있노라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성세대로서 뼈아픈 책임감을 느낀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감당 안 되는 등록금,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형편이 이렇다 보니 등록금 걱정에 군대를 가는 청년도 있고, 취업난이 두려워 휴학을 선택하는 이들도 많다. 점차 늘어가는 20대 자살률은 이런 비극적인 현상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가 아닐까?

힘든 고비를 거쳐 직장에 들어가면 끝인가 하면 그도 그렇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에 ‘고단한 근로자의 나라’, ‘워커홀릭의 천국’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마치 ‘일하기 위해 사는 것 같다’는 그들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입사하는 순간부터 이런저런 일과 사람들에 치이며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근무 시간이 길다 보니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 때문에 일이라는 블랙홀 속으로 끝없이 빠져드는 생활에 위안이 될 만한 거리도 없다. 그렇게 하루하루 쫓기듯 지내다 보면 어느덧 서른 중반을 훌쩍 넘어선다.

이와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으며 살아가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진로에 대해 더 깊고 진지한 탐색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지구상에 한국이라는 나라만 있지 않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희망적인 사실이다. 또 우리 모두에게는 삶의 터전을 옮겨 살 수 있는 이동의 자유가 있다. 상하이에 있는 동안 필자는 이런 자유를 용감하게 이용하고 도전하는 청년들을 많이 보았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 하여 젊음의 시간을 좌절의 한숨으로 메울 필요가 있을까? 어딘가에 그대를 더 열렬히 환영하는 곳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시대적인 어려움은 어쩌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라’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젊음과 그에 어울리는 열정을 밑천으로 삼는다면 이 같은 도전은 결코 허무맹랑한 일이 아닐 것이다. 돈이 없다는 것, 어학 실력이 낮다는 것은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요건을 갖추고 시작하는 도전은 아주 드물다. 조금은 부족한 환경과 상황에서 일단 저질러놓고 하나하나 수습해가는 삶도 보람 있지 않을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찾아보면 다양한 지원책들도 많다. 그걸 찾아서 행동에 옮기는 것만 것 젊음의 밑천이고 특권이다.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항상 갈망하고 언제나 우직하게,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

대학 중퇴자에다 입양아로 노동자 계급의 아들이었던 그는 현시대 IT업계의 신이나 다름없다. 배경이나 학벌은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이 도전하고 꿈꾸며 ‘도전하고 벽을 깨라’고 젊은이들을 향해 외치고 있다.

남과 다른 길을 걸을 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저지르는 것뿐이다. 그대여, 더 많이 저지르고 더 많이 부딪혀라.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사실뿐이다. 이런 세상에서 보장된 길만을 걷기엔 청춘이 너무 아까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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