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인생은 항상 현재 진행형이다
  •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 대외교류 부총장
  • 승인 2021.12.2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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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한중일 삼국지

지금까지 필자가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마치 역마살이 낀 사람처럼 여러 나라를 누비고 다닌 기억으로 가득하다. 그 과정에서 설립한 한일아시아기금부터 ‘아시아의 미래는 아시아의 손으로!’라는 취지에서 비롯된 아시아 미래학교, 그리고 우리 청년들을 글로벌 터전으로 향하게끔 보조해온 국비 지원 취업 연수 과정 기획 등 필자 나름의 사명감을 걸고 이런저런 일을 맨 땅에 헤딩하듯 해왔다.

일본 연수 시절에는 경제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은지라 주간에는 어학연수를 받고 야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활을 계속하다가 영양실조와 과로로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 응급실에 누워 포도당 주사를 맞으며 물밀 듯 밀려드는 서러움에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한편 미국 유학 당시에는 결혼식 비용을 최대한 아껴 아내와 함께 아내와 함께 떠난 유학길이었기에 만만찮은 생활고에 시달렸다. 심지어 필자의 아들은 미국의 한 자선단체의 지원을 받아 태어날 수 있었다.

미국 유학을 마친 직후,또 다른 기회를 찾아 상하이로 짐을 꾸리던 날도 기억난다. 잠시 중국에 머무르며 중국을 피부로 느끼고 책도 한 권 쓴 뒤 돌아오기로 했었던 계획은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무모함이 언제나 나의 행동력을 부추기고 이런저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시기에 무리해서 떠난 유학길이었기에 중국 생활 초기에는 하루에 18위안(한화로 약 3천 원)으로 생활했다. 아침 식사는 오랜 유학 생활 속에서 생긴 습관으로 그냥 거르고, 점심과 저녁 식사는 교내 식당에서 한 끼당 7위안 정도로 해결한 뒤 식당 앞에서 파는 커피로 하루 식사를 마감했다. 혹시 영양 부족으로 고생할까 봐 동료들과의 회식이 있을 때나 주말에 맥주와 안주로 영양 보충(?)을 할 정도였다.

이 힘든 시절을 다 보내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고, 그날의 힘든 고생은 그저 나의 삶을 다채롭게 해준 추억이 되었다. 인생은 장애물달리기와 같다고 했던가. 그렇다면 내 삶의 걸림돌은 어차피 놓여 있었던 장애물이 아니라 그것을 보고 주저하고 단념하려 했던 나 자신일 것이다.

길에서 커다란 장애물에 맞닥뜨렸을 때 어떤 사람은 그것을 걸림돌로 여기고 피해 가지만 어떤 사람은 디딤돌로 여기고 딛고 올라서거나 뛰어넘으려 한다. 또 겨울에 폭설을 마주치면,어떤 이는 안절부절못하며 눈이 녹기만을 기다리는 반면 어떤 이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며 전진해나간다.

필자에게는 아직 이루고 싶은 꿈이 많이 남아 있다. 진정한 ‘한·중·일 전문가’ 육성부터, 중국의 민초들과 함께 한일아시아기금을 ’한·중·일 아시아기금’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꿈도 갖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오랫동안 품어온 아시아 미래대학을 설립하겠다는 포부도 품고 있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중년의 가장으로서 이런 꿈들이 얼마나 현실성 있는 소망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현재의 이런저런 여건을 고려하면 막막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향해 꾸준히 달려갈 것이다. 

삶은 어떤 면에서 자전거 타기와 비슷하다. 자전거를 타는 속도야 저마다 다르지만 페달을 밟고 있는 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지금 그대가 몇 살이건 어디에 있건, 페달을 힘껏 밟고 있는 인생은 항상 ‘진행 중’일 것이다. 그 진행을 즐기며 가다 보면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신세계가 그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내 삶이 그러했고 또 지금도 그러하듯이 말이다. 절대 잊지 말자. 페달을 돌리는 한 인생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의 인생은 늘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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